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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디지털 세탁소, 어디까지 씻겨줘야 하는가 [박용선 칼럼]

작성자
탑로직
작성일
2021-11-21 12:14
조회
4061
[미디어파인 칼럼=디지털장의사 박용선의 '잊혀질 권리'] 0과 1이 모여 만들어내는 디지털 세상.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은 이전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편리해졌다. 대표적인 디지털 기기인 PC와 인터넷, 모바일들 덕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명의 이기가 때로는 이기적이라고 느껴질 때도 있는데, 자의에 상관없이 남겨진 모든 디지털 기록들이 어떤 형태로든 흔적으로 남기 때문이다.

내가 과거에 남긴 흔적들이 현재의 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예전에 올린 개인 정보가 유출되어 인터넷 어딘가를 계속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나의 흔적들을 도용하거나 재가공하여 확산시킨다면 정보유출, 사생활침해, 디지털성범죄 등의 범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피해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업종인 ‘디지털장의사’와 ‘디지털세탁소’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디지털세탁소는 이름 뜻에 충실하게 디지털 기록물들을 세탁해주는 기록관리 서비스라 할 수 있다. 과거에 자신이 작성한 글이나 영상 등의 흔적을 세탁기가 깨끗하게 지워주듯 삭제할 수 있고, 이러한 작업을 해주는 것이 바로 디지털장의사들이다.

디지털장의사들은 본래 고인들이 살아 생전에 인터넷상에 남긴 흔적을 유언이나 유족들의 의뢰를 받아 삭제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일상을 공유하는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SNS 계정은 물론 수억원에 수익을 올리는 유튜브 계정들을 운영자가 고인이 되면 처리하는 것이 바로 이들이다. 장례를 주관해서 진행하는 사람들을 장례업자라고 부르는 것처럼 고인의 인터넷 유산을 정리하는 사람이나 업체 등을 통틀어 디지털장의사라 부르고 있다.

개인정보 및 프라이버시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에는 고인들의 인터넷 기록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디지털 기록들까지도 정리하며 일종의 사회 평판관리사로서의 역할을 할 때가 더 많다.

미국 및 유럽에 비해 국내에서는 아직도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서비스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할 소지도 충분히 있는터라 걱정의 시선도 많다. 가장 큰 화두는 ‘과연 디지털장의사들은 어디까지 씻겨줘야 하는 것인가?’일 것이다.

철없던 시절 잠깐의 행동으로 평생 고통받고 불이익을 당해온 경우나 평판이 바닥까지 떨어져 좌절하는 의뢰인들에게는 잊혀질 권리를 주어 갱생의 여지를 만들어줄 수 있다. 다만 그 행동들로 인해 다른 피해자들이 발생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댓글이나 글, 동영상 등을 게재해 또다른 피해자가 있다면 단순히 철없을 때 했던 행동이라는 이유로 삭제 요구를 들어주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디지털장의사들은 모든 기록들을 다 삭제해주지는 않는다. 무분별하게 모든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있으며, 내용을 확인하여 타당하게 삭제되어야 할 내용이라 판단된다면 그때부터 의뢰자와의 상담 등을 통해 삭제해나갈 것들을 하나씩 정리한다.

개인이 아니라 기업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경쟁 기업의 허위사실 내용을 인터넷상에 뿌리거나 평판을 높이기 위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과대하게 광고하는 글 등을 올려 문제가 커진 경우까지도 전부 삭제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디지털세탁소는 개인이나 기업 등의 잊혀질 권리와 국민들의 알권리, 그 경계에 서 있는 존재들이다. 디지털 기록관리 서비스는 합법적인 활동으로 누군가의 잊혀질 권리를 수호하며 과거에 발목 잡혀 사는 이들을 구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것을 너무 남용하게 된다면 인터넷의 의미를 변질시키고 사람들의 알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다. 그만큼 사리분별을 명확히 할 줄 알아야 하고 매 순간 사명감을 가지고 일에 임해야 한다.


▲ 탑로직 디지털장의사 대표 박용선

-가짜뉴스퇴출센터 센터장
-사회복지사, 평생교육사
-(사)사이버1004 정회원
-인터넷돌봄활동가
-서울대 AMPFRI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고려대 KOMA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마케팅 애널리틱스학과 대학원 졸업
-법학과 대학원 형법전공
-전)(사)희망을 나누는 사람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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