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디지털장의사 박용선의 '잊혀질 권리] 인터넷을 즐겨 사용하는 세대들한테는 구글링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구글링(Googling)’은 세계 최대 포털사이트인 구글을 통해 검색하는 행위를 말한다.
일상적인 회화나 해외 드라마에서 어떤 문제에 직면하거나 모르는 정보가 생기면 구글링한다는 단어가 자주 등장할 정도로 평상시에도 심심치 않게 쓰이는 단어가 됐다. 해외에서는 ‘구글링하다’가 ‘검색하다’와 동일한 뜻으로 사용된다. 그만큼 구글은 이미 검색의 대명사가 되었고, 실제로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접속자와 이용자를 자랑하는 검색엔진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구글의 놀라운 검색엔진이 예상치 못한 독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구글링을 통해 사물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정보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검색 한 번이면 한 사람의 신상정보는 물론 과거에 올린 사진과 영상 등의 개인적인 게시물, 그가 가입했던 사이트와 소속까지도 한번에 알아보는 것이 가능하다.
인터넷상의 수많은 정보는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된다. 여기에는 개인정보도 당연히 포함돼 있다. SNS나 사이트 등에 가입할 때뿐만 아니라 댓글을 달거나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기입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에 올렸던 개인정보부터 사적인 게시물까지 나와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들이 떠돌아다니면서 검색엔진에 무작위로 노출된다.
검색엔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검색 로봇의 경우 검색 키워드와 매칭되는 모든 웹문서를 긁어오기 때문에 잘만 검색하면 한 사람의 신상을 가볍게 캐낼 수도 있다. 그 사람에 대해서 정확히 검색하지 않아도 유추할 수 있는 키워드만 몇 번 검색하면 얻어걸리는 경우도 많다.
특히나 구글은 원문이 삭제된 상태와 상관없이 검색기록에 그대로 노출시키기도 한다.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계정동기화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정보를 다시 찾아보는 상황에서는 유용한 기능이지만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다소 있다. 다른 사람들과 화면을 공유하거나 타인의 PC나 다른 매장 등에서 내 계정을 사용하다 로그아웃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기존에 내가 접속한 기록과 목록이 그대로 남기 때문에 뜻하지 않게 제3자에게 내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원문만 삭제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구글은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사이트와 달리 원문 전부를 서버에 보관하지 않고 제목과 관련된 요점만 취급한다. 관련된 내용을 검색한 사용자를 해당 게시물의 원문으로 연결해 준 뒤 그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그대로 남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문을 지운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검색기록까지 삭제해야 해당 게시물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 있다.
문제는 구글이 미국기업이다 보니 국내에서 운영하는 포털사이트와 메뉴얼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반인이 완벽하게 삭제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디지털장의사와 같이 삭제 작업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이들에게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디지털장의사는 인터넷상의 개인정보, 사진, 동영상 등의 흔적을 대신 없애주는 이들을 말한다. 초기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디지털 유산을 지워주던 것을 넘어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기록을 삭제해 주는 역할을 하며 온라인 피해자들의 잊혀질 권리와 행복추구권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구글 같은 포털의 경우 여러 가지 유형의 원문이 존재하는 만큼 보다 꼼꼼하게 삭제 작업을 진행한다. 원문 삭제 이후에도 반드시 구글에 관련 검색기록이 남아 있는지 철저한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는 수많은 데이터들이 헤엄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 및 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문제도 점점 빈번해지고 있는 만큼 구글을 비롯한 주요 검색 기업들이 개인정보가 검색 결과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기를 바란다.
